먼저 숫자를 세어 보시길 권합니다. 출퇴근 40분, 업무 중 7시간, 점심 30분, 저녁 식사와 TV·스마트폰 3시간. 여기까지만 더해도 하루 11시간 이상, 깨어 있는 시간의 3분의 2입니다. 그런데 문제를 만드는 것은 총량만이 아닙니다. 한 번에 얼마나 오래 앉아 있느냐가 따로 작용합니다.
같은 9시간이어도 30분마다 일어난 9시간과 세 시간씩 붙어 앉은 9시간은 하루 끝의 상태가 다릅니다. 근육은 눌린 채 오래 고정되면 그 자세를 기본값으로 기억합니다.
그래서 목표를 "덜 앉기"로 잡으면 대개 실패합니다. 업무 구조상 줄일 수 없기 때문입니다. 현실적인 목표는 "연속 착석을 끊기"입니다. 총량은 그대로 두고 사이에 마디를 넣는 것입니다.
정해진 공식은 아니지만 30분 단위가 자주 언급되는 이유가 있습니다. 회의와 업무 단위가 대체로 30분이나 1시간으로 끊기기 때문에 일정에 자연스럽게 붙일 수 있는 최소 단위가 그 정도입니다.
길이는 2분이면 충분하고 스트레칭을 완벽하게 할 필요도 없습니다. 일어서서 몇 걸음 걷고 다시 앉는 것만으로 눌려 있던 부위의 압력이 풀립니다. 5분을 목표로 잡으면 지키지 못하고, 2분은 지켜집니다.
30분 알람을 맞춰 두면 처음 이틀은 지켜집니다. 사흘째부터는 끄게 됩니다. 알람은 의지에 기대는 방식이라 오래가지 못합니다.
대신 자리 구조를 바꾸면 노력 없이 유지됩니다.
공통 원리는 하나입니다. 일어날 이유를 자리 밖에 배치하는 것. 결심이 아니라 배치의 문제로 바꾸면 유지됩니다.
모든 업무를 서서 하려고 하면 오래 못 갑니다. 한 가지 종류의 업무만 서서 하기로 정하는 것이 훨씬 잘 유지됩니다.
가장 무난한 것은 통화입니다. 전화가 오면 일어난다는 규칙 하나만 만들면, 통화가 많은 날은 자동으로 착석이 끊깁니다. 자료 읽기나 메신저 확인도 서서 하기에 적합합니다. 반대로 문서 작성처럼 정밀한 작업은 앉아서 하는 편이 결과가 낫습니다.
책상 높이를 조절할 수 없다면 선반이나 서랍장 위를 임시 스탠딩 자리로 쓰셔도 됩니다. 노트북 하나 올릴 자리면 충분합니다. 책상 자체의 높이 기준은 재택 책상 셋업 기준표에 숫자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착석 시간이 유독 긴 날은 대개 회의가 연달아 잡힌 날입니다. 회의는 스스로 일어나기 가장 어려운 구간이기도 합니다.
혼자 정할 수 없는 부분이 많지만, 본인이 소집하는 회의만이라도 이렇게 잡으면 체감이 있습니다.
계단은 짧은 시간에 다리 근육을 크게 쓰므로 착석을 끊는 수단으로 효율이 좋습니다. 다만 층수를 늘리는 것이 목표는 아닙니다.
하루 한 번 10층보다 2~3층씩 여러 번 나누는 편이 착석을 끊는다는 관점에서는 낫습니다. 무릎이 불편하신 분은 올라가는 것만 계단, 내려올 때는 엘리베이터가 안전합니다. 내려오는 동작의 부담이 더 큽니다. 발바닥이 아프신 분은 발뒤꿈치 통증의 흔한 경로를 먼저 보시길 권합니다.
업무 중 착석만 세다가 놓치는 구간이 출퇴근입니다. 왕복 1시간 반이면 그 자체가 하루 착석의 상당 부분입니다. 대중교통이라면 한 정거장 전에 내려 걷기가 현실적이고, 운전으로 출퇴근하신다면 자세가 더 고정되므로 조건이 다릅니다. 그 경우는 운전하는 몸에서 먼저 굳는 곳을, 교대 근무라 일정이 불규칙하다면 교대근무 수면 설계 쪽을 함께 보셔야 그림이 맞습니다.
Q. 퇴근 후 운동을 1시간 하면 종일 앉아 있던 것이 상쇄되나요?
운동은 그 자체로 가치가 있지만 연속 착석으로 굳은 부분을 되돌리는 것과는 다른 문제입니다. 운동을 하시더라도 낮 동안의 마디는 따로 넣어 주셔야 합니다.
Q. 2분 일어나는 게 정말 차이가 있나요?
한 번의 2분이 아니라 하루에 열 번 반복될 때 의미가 생깁니다. 20분의 서 있는 시간이 생기고, 무엇보다 세 시간짜리 연속 착석이 사라집니다. 후자가 더 큽니다.
Q. 스트레칭을 뭘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동작을 정하지 못해 아무것도 안 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작은 일어서서 걷기 하나면 충분합니다. 동작을 늘리는 것은 습관이 생긴 다음의 이야기입니다.
줄여야 하는 것은 총 착석 시간이 아니라 한 번에 이어 앉는 시간입니다. 물컵을 자리에서 치우고, 통화는 서서 받고, 회의는 50분으로 잡는 것. 세 가지 모두 의지가 아니라 배치를 바꾸는 방법이라 오래갑니다. 하루에 열 번 일어나는 것이 목표이고, 그 열 번은 결심이 아니라 자리 구조가 만들어 주는 것이어야 유지됩니다.